Our story
여 이야기
2022년 7월, 한옥마을
남편분은 한옥마을에서 오래 장사를 했습니다. 손님들이 자주 물었습니다. "여기 특별히 체험할 거 있어요?" 마땅히 권할 게 없었습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체험뿐이었습니다. 전주 하면 모주인데, 모주를 만들어 보는 곳은 없었습니다.
마침 집안에 모주를 20년 넘게 끓여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남편분의 누님, 대표님에게는 시누이(호칭: 언니)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끓이던 방식 그대로, 성당 행사 때마다 끓여 내던 모주였습니다. 대표님은 술을 못 마시지만 그 모주만은 좋아했습니다. "언니, 이거 장사해도 되겠어요."
그렇게 2022년 7월, 경기전이 보이는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가던 때라 처음엔 영상을 보며 이어폰을 끼고 각자 끓였습니다. 지금은 언니가 직접 테이블을 돕습니다. 이곳에서 모주를 끓이는 사람을 모주지기라 부릅니다. 언니가 그 첫 번째 모주지기입니다.
더불 여, 與
이름은 '모주 여'입니다. '여'는 더불 여(與),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뜻입니다. 마주 앉아 마음을 나누는 곳이길 바라며 지었습니다. 간판의 붉은 낙관에 새긴 글자가 바로 이 與입니다.
"여기 오셨으니 편안하게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불편하면 남도 불편하다고, 어머니가 늘 말씀하셨거든요."
권은아 대표
그래서 손님이 오기 전에 자리를 미리 차려 둡니다. 들어섰을 때 '오늘 하루 대접받고 가는구나' 하고 느끼길 바라서입니다.
달
간판의 달은 첫 가게 때부터 함께한 표식입니다. 대표님은 손님이 곧 달이라고 말합니다. 달을 모시듯 자리를 준비한다는 뜻입니다. 진입로에는 달맞이꽃을 심었습니다. 달이 뜨는 밤에만 꽃을 여는 꽃입니다.

뜻밖에 발견한 것
처음엔 맛있는 모주를 알려 드리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다른 말을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젓고 있으니까 힐링이 됐어요." 창밖을 보며 뭉근히 끓이는 한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오랜만의 조용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공간을 차분하게 두었습니다. 포스터를 붙이지 않고, 테이블은 이 공간에 맞게 짜고, 1960년 대들보를 그대로 두었습니다. 지금 자리로 옮긴 이유도 정원 때문입니다. 1층, 우리만 있는 마당.
한 잔의 여운, 마음에 여유, 머무는 온기
떠나실 때 남았으면 하는 건 하나입니다. 전주의 기억. 나중에 어디서든 모주를 마시다가 "내가 이걸 전주에서 직접 만들어 봤는데"라고 떠올리는 순간.
대표님에게 모주는 보물입니다. 남편분에게는 추억입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누나가 끓여 주던.
"전주 모주는 보물이에요. 조상이 만든 걸 지켜 온 거니까요."
권은아 대표"모주는 엄마가 끓인 술이에요. 그래서 라벨에 쓰고 싶은 말을 남겨 두었어요."
권은아 대표"아무 생각 없이 젓고 있으면 힐링이 된대요."
손님들이 자주 하는 말"외국인 손님들은 맛보다 만드는 과정을 더 좋아하세요."
권은아 대표





